국민연금 고갈, 한번쯤 들어보셨겠죠? 아마 저와 동연배이신 분들은 어차피 고갈될 국민연금인데, 이걸 왜 강제가입하게 만드냐고 불만을 표하는 부모님이 계셨을텐데요. 은퇴 이후 국민들의 생활보장을 위해 국가에서 도입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금인데, 왜 고갈이니, 연금개혁이니, 특히나 지금과 같은 대선시즌만 되면 끊임없이 회자되는 걸까요? 국민연금이 과연 고갈될지, 내가 낸돈을 나중에 못돌려받을 수 있는 것인지, 오늘은 그 문제에 관해 비교적 간단하게 접근해볼까 합니다.
1. 국민연금의 도입이유
2. 국민연금 설계구조
-현행 국민연금 납입 및 지급기준
- 보험료율 9%
-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이란?
여기서 보험료율이란 월소득대비 보험료 납입비율, 즉, 내가 벌어들인 소득에서 9%를 국민연금으로 납부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현행법상 국민연금에 가입한 직장인의 경우, 소득의 9%를 개인과 기업이 분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월소득이 200만원인 사람은, 국민연금으로 소득의 9%인 18만원을 내야하며, 이를 개인과 사업체가 각각 4.5%씩 분담해 납입해야합니다.
소득대체율이란?
소득대체율이란 국민연금 납입기간인 40년을 꽉 채웠을 때, 생애 평균소득대비 연금 수금액을 말합니다. 즉, 내가 벌어들인 소득을 기준으로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금으로 되돌려준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연금수령자가 생애 평균소득이 월 200만원인 경우, 일정 지급기준 기간을 충족했을 때, 연금수령액은 200만원의 40%인 80만원을 매달 연금으로 지급받게 된다는 것이죠.
3. 국민연금 고갈시기
그런데.. 9%를 냈는데 어떻게 40%나 돌려받는다는 걸까요?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국민연금의 문제는 바로 이와 같이
덜내고 더주는
설계방식에서 시작됩니다.
애초에 유지가 불가능한 체계이기 때문이죠. 이같은 체계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국민연금 운용기관인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도 해당 체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은 곧 고갈될테니, 미래세대를 위해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국민연금은 소득별 납입기준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은 납입한 금액대비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어 소득재분배라는 공적인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무작정 폐지를 논의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사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그나마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덜받는 방식으로의 부분적인 개혁이 이뤄짐에 따라 50%에서 매년 0.5%씩 낮춰 2028년 이후 40%까지 단계적으로 감소시키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의 수령은 만 65세부터 시작되며, 2020년 기준 평균 수명 83.5세(남자 80.5세, 여자 86.5세)를 기준으로할 때 1인당 평균 연금수령기간은 18년이 조금 넘습니다. 여기에 평균 수명이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연금수령기간은 이보다 조금 더 길어지게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연금이 과연 고갈될 것이냐, 아니냐 하던 시기는 오래전에 지났습니다. 국민연금은 고갈시점이 분명히 찾아오게 돼있고, 보시는것처럼 그 시기마저 현재는 어느정도 특정이 된 상황입니다. 지속적으로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강도높은 개혁이 아니라면 고갈시기만 늦추는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마저, 1분 1초가 아까운 토론회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던 국민연금을 개혁할 것이란 약속을 이끌어내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죠.
4. 나는 받을 수 있나? 국민연금?
당시 국민연금을 설계한 당국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세대간 부양원리에 기초한 것으로, 앞에서 길을 트면 뒤에서 이를 서포트하는 선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이상적인 구조인데요.
문제는 이같은 세대간 연대는 앞선 경제성장의 효과를 후세대가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죠. 유럽 일부 국가들도 이같은 세대간 연대원리를 적용한 연금제도를 도입했다가 한계를 깨닫고 현재는 다른 방식의 연기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당시 입안자들은 이같은 경제논리와 함께 급격한 출산율 저하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노인부양비 증가를 예상치 않았던, 아니 못했던 것이 오늘날 국민연금이 이같은 기금 고갈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현재 연금개혁을 두고 여러 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추후 국민연금이 고갈이 되든, 그렇지 않든, 국가에서 운용하는 공적기금인만큼, 설사 기금이 고갈된다 할지라도 국가가 어떤식으로든 부족분을 채워 낸것보다 더 받는 연금제도를 운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다만 국민연금 개혁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미래세대가 짊어질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기에 세대간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될 것 같네요.
'골방버핏이 들려주는 시사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시아 국가부도 위기,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서 (0) | 2022.03.06 |
---|---|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속 중러관계는 어떤 국면으로? (0) | 2022.03.05 |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 (0) | 2022.03.02 |
유럽연합(EU)의 탄생,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EU가입 추진 (0) | 2022.03.01 |
스위프트란 무엇인가? 미국, 러시아 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결정 (0) | 2022.03.01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