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614억원 횡령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우리은행 횡령사건은 지난주 우리은행에서 횡령사실을 공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로부터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우리은행 600억대 횡령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 우리은행 600억원대 횡령사건의 개요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를 통해 우리은행 직원 A씨가 614억여원을 횡령했다는 금융사고를 공시합니다. 우리은행, 금융당국 및 경찰당국에 따르면, 이번 횡령사건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장장 6년간 이뤄졌으나 발견된 시점은 2022년으로, 우리은행같은 큰 은행이 600억원이 사라진 사실을 10년간 몰랐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조사에서는 전체 횡령액의 절반 가량인 293억원이 2018년 6월 인사이동 예정일을 3주 앞두고 친동생이 대표로 재직중이던 법인 계좌로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 이번 횡령이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2. 10년동안 발각되지 않은 우리은행 횡령사건
2010년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지분 57%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578억원을 납입한 상태였는데요. 그러나 이듬해 엔텍합이 인수대금 재협상과 잔금 대금에 실패하면서 계약이 취소되고 기납입했던 계약금 578억원 마저 우리나라 자산관리공사로 몰수되게 됩니다. 우여곡절을 겪던 대우일렉은 동부그룹이 2013년 1월 2700억여원을 투자해 인수하게되죠.
눈치가 빠른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2010~11년 대우일렉-엔텍합 매각협상 당시 주관은행이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엔텍합은 대우일렉 인수 계약금으로 우리은행에 578억원을 예치해둔 상태였고, 계약에 따른 잔금 지급에 실패하면서 계약이 무산돼 그동안 예치금을 우리은행 A직원이 관리하게 된 것이죠.
이같은 계약 무산으로 약 580억원을 눈뜨고 날리게 생긴 엔텍합은 2015년 이 사건을 유엔 산하 국제중재재판소로 끌고갑니다. 바로 투자자와 국가간 소송인데요. 결국 2018년 재판부는 원금과 이자를 합친 약 730억을 엔텍합 최대주주인 디야니 가문에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리게 됩니다. 근거는 공기업인 자산관리공사가 정부기관으로 인정된다는 점이었구요.
그러나 자산관리공사는 이 돈을 엔텍합에 지급하지 못합니다. 왜냐구요?
바로 미국이 핵개발에 나선 이란을 응징하고자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이란을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시켜버리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죠.
스위프트에 관한 짤막 상식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아주 좋습니다.
스위프트란 무엇인가? 미국, 러시아 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결정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책임으로 서방세력들이 러시아를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했다는 소식이 오늘 국제뉴스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마 유학간 자녀에게 해당국
investment-diarys.tistory.com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미국 정부는 중동 주요 산유국중 하나인 이란의 석유증산을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란에게 미국은 직접적인 경제제재를 결의했던 껄끄러운 상대였기 때문에 이같은 부탁을 들어줄리 만무했는데요.
미국은 이때 카드로 이란 경제제재로 막혔던 한국-이란간 대금지급을 특별허가 형태로 지급을 승인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요청으로 우리은행은 예치금 반환 준비과정에서 이같은 횡령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이죠.
3. 우리은행의 부실한 관리감독때문인가, 직원이 난놈인가?
우리은행 공시에 따르면 금융사고 발생일은 2012년 10월 12일, 2015년 9월 25일, 2018년 6월 11일, 3년 터울로 단 세차례에 걸쳐 614억원이 사라졌으며 앞서 말씀드렸듯 이중 절반 수준인 293억원은 인사이동을 2주 앞둔 2018년 6월 11일 이뤄진 직후 계좌가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굴지의 은행인 우리은행에서 10년간 회계 감사에서 이같은 횡령사실이 발각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인 사실로 다가오는데요.
현재까지 횡령범은 자산관리공사 자회사에 송금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사를 담당했던 회계법인도 이같은 서류만을 근거로 자세한 내역을 살피지 않은 것으로 보이구요.
중요한건 횡령범의 진술에 따르면 614억원의 횡령액은 이미 파생상품 투자, 선물옵션, 그리고 동생이 투자중인 뉴질랜드 골프장 사업에 투자로 대부분의 금액이 회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횡령범이 자수 직전에 횡령금 일부를 호주계좌로 송금했다는 사실 마저 밝혀지며,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마친 것 같아 보이는데요.
횡령범의 이같은 행보에 우리은행측은 예상회수가능금액에 대해 감도 잡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은행측이 모든 횡령액을 전부 떠안아야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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